




“ 시주님, 자매님 ”

이름: 필
나이: 28 세
성별: 남
키/몸무게: 188cm / 90kg
직업: 자원봉사자

외관
- 서른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나이에 비해 동안이다.
- 늘상 웃는 얼굴을 하고 있어 첫인상이 좋은 편이다.
- 왼쪽 손목에는 시계를, 오른쪽 손목에는 묵주 두 개를 차고 있다. 묵주 하나는 절에서 얻어온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성당에서 얻어온 것이다.
- 도톰한 검은 니트 위에 특별할 것 없이 무난한 검은색 코트를 입는다.
성격
다정한 / 섬세한 / 붙임성 좋은
단정한 옷차림에 웃는 얼굴, 공손한 언행을 갖춰 사람들로 하여금 좋은 첫인상을 심어준다. 어찌보면 생긴 것 만큼 순한 평면적인 사람이다. 처음보는 사람들을 대하는 것에도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며 곧잘 말을 붙인다. 남들 듣기 좋은 말을 골라한다. 아부를 하는 것은 아니고 생각이 깊어 무례한 언행을 삼가는 것일 뿐이다. 사람이 진정성이 있다고 평가되며, 눈썰미까지 좋아 적재적소에 필요한 것을 알아서 준비하니 주위에서 좋아하지 않을 래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고 혹자는 전한다.
계획적인 / 자립심 강한 / 자존감 높은
필은 과거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불우한 환경에 놓여, 삶에 대한 회의감이 짙었다. 자신의 삶이 비틀렸다고 생각했고, 모두가 나를 버린 것 같다는 절망, 끝없는 자기 연민에 빠졌을 때에 문득 이 행위가 나마저도 나를 포기하는 꼴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때부터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나아갈 길에 있어서 자신이나 타인의 동정은 쓸모 없을 뿐이었다. 자기 자신을 믿고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갔으며 지금에 와서는 꽤나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그에 대한 자부심이 있고 미약한 힘으로 남들을 도울 수 있다는 확신도 가지고 있다. 단, 남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에 반해 도움을 청하는 일은 거의 없고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며 속으로 앓는 편이다. 또한 자신의 계획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경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기도 하다.
기타 사항
01. 10월 10일
02. Rh+ AB형
03. 자원봉사자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제대로 된 보호 없이 자랐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원봉사자가 되었다. 비행 청소년 선도, 취약계층 도우미 등을 하고 있다.
04. 공복감과 포만감에 둔하다.
음식이 있으면 깨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속을 채우는데, 음식을 찾아 먹는 것도 아니다. 이런 식생활 탓에 소화기관도 썩 좋지 않은 모양이다.
04. 타인이 자신을 만지는 것을 싫어한다.
붙임성이 좋은데도 항상 물리적으로 일정한 거리를 둔다. 결벽증은 아니다. 한자에 능통하다.
05. 그는 타인의 이름을 정확히 부르지 않고 시주님, 혹은 자매님이라고 부른다.
성당을 다니는 것인지, 교회를 다니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절을 다니는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본인의 말에 따르면 어릴 적 자신에게 손길을 내밀었던 어른들이 대부분 종교인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소 혼란할 수도 있지만 손목의 묵주 두 개와도 꼭 맞아 떨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두고 종교쟁이라고 말했다.
06. 필, 그는 유년기를 절에서 보낸 적이 있다.
큰 스님은 전쟁에서 두 아들을 잃었다고 했다. 둘을 먼저 가슴에 묻고, 아내와 함께 태어날 막내의 이름을 정했지만 그들도 무심히 떠나버렸다고 했다.
본래 그 이름은 당신이 속세에 적에 두었을 대에 막내 아들에게 주고자 했던 이름이었다고 했다. 당신의 목에 팔을 둘러 손깍지를 끼던 세살배기와 앞니도 나지 않았던 젖먹이의 무게를 덜어내고, 힘 없이 떨어지던 아내의 손을 붙잡으려고 애쓰던 것도 그만두고, 태어나지도 못 한 아이의 장례까지 치렀는데도 남았던 것이 그 이름이었다. 그 미련덩어리를 제게 준 것을 보면 아마 저는 머리를 깎을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던 것일테다. 이름 석 자 중 기억나는 것은 ‘필’ 뿐이더라.
그날 밤 적요를 깨뜨릴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온 세상이 눈으로 덮여 푸르스름한 해가 뜰 때까지 필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절간의 문을 넘고 산을 내려갔다. 한참을 내려가다 문득 돌아보니 절이 구름 속에 있는 듯 했다. 무릎을 꿇자 차가운 눈이 손, 무릎, 팔꿈치에 차례로 묻었다. 필은 일어나 몇 발자국을 더 내려갔다. 봄에 갈 것을 그랬다, 후회하며.